Friday, November 3, 2023

지성, 진영 그리고 베로니카: 트랜스 라이프

 





지성, 진영 그리고 베로니카: 트랜스 라이프
Jisung, Jinyoung and Veronica: Trans life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2023.11.6 – 12
화요일~일요일 10:00 ~18:00

Artspace LUMOS
Tuesdays ~ Sundays 10:00~18:00 PM

지성, 진영 그리고 베로니카: 트랜스 라이프

세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 사람의 이야기는 세명의 작가가 제작한 세개의 영상에 담겼습니다. 그리고 한편의 글이 더해져 세사람의 이야기는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됩니다. [지성, 진영 그리고 베로니카 : 트랜스 라이프]는 세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이야기고, 그것은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1년 <나의 벗, 너의 오브제>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민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봤던 장거리대화의 작가들은 ‘이방인’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단순히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사는 이주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름으로 정서적, 감정적인 거리감을 느낀다면 우리는 ‘이방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요.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과 생각이 다름을 인지하는 순간이나 가정에서 마음 붙일 곳이 없는 경우에도 ‘이방인’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까요. 2023년 [지성, 진영 그리고 베로니카 : 트랜스 라이프]에서 ‘이방인’은 물리적 거리를 넘어선 심리적 거리로, 우리 삶 속에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는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Trans Life 나는 변신 중이다]에서 정효정 작가는 한국에서의 불안정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씨앗을 발아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 지성의 이야기를 유럽의 소소한 거리 풍경과 함께 들려줍니다. 타지의 낯선 언어 조각들이 가벼운 문장으로, 그리고 일상의 대화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그녀의 씨앗이 마침내 발아해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윤혜경 작가의 영화 [김진영_ 한 남자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이민갔던 미국에서도,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도 이방인의 마음으로 살아온 진영이 아버지의 고향인 영주를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윤혜경 작가는 실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진영씨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내는데, 우리 눈에 훨씬 더 이방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친구가 진영을 위해 노래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진영이 이방인으로 살아오며 느꼈던 고단함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그가 겪은 어려움이 친구가 부르는 노랫말에 고스란히 전해지며 어느덧 우리도 진영을 응원하게 됩니다. 현지성 작가는 [베로니카]라는 영상에서 어려서부터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던 60대 여성, 베로니카의 이야기를 그림, 사진, 동영상 및 역사자료 같은 다양한 도구로 표현했습니다. 사막의 선인장처럼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왔던 베로니카가 지지대를 잃은 나팔꽃처럼 고꾸라져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이른 과정에서 이방인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자신보다는 타인의 삶에 순응하며, 오히려 자신과 자신의 감정에서 스스로를 소외시킨 베로니카의 삶이 이방인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한 소설가 이유 작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방인처럼 낯설었던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고립된 지성과 진영의 대화를 통해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단편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냈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지성의 마지막 집>은 지성에게는 과거 상처와의 화해를 의미하며, 진영에게는 내 삶을 꼭 붙들어 만들고 싶은 내 자리일 것입니다. 이유 작가는 이방인의 삶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이 삶의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성, 진영 그리고 베로니카 : 트랜스 라이프]를 통해 우리는 세 사람의 삶이 우리의 삶과 어떤 식으로든 접점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변화하는 삶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방황하지만 “나의 삶의 찾을 거예요 Je vais charcher ma vie.” 라고 다짐했던 지성처럼 ‘이방인’의 삶을 용기 있게 받아들이고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우리는 변신 중입니다.
박소현 독립큐레이터

Jisung, Jinyoung and Veronica: Trans-life

These four works - three films made by three different artists and a short story by the writer Lee U – tell the unique stories of three special individuals. These four stories, joined into a single narrative collection titled [Jisung, Jinyoung and Veronica: Trans Life] present the story of three people. Each story is different in a sense, but identical in another sense, as the story of a 'stranger' permeates throughout each collected work.
After exploring the lives of migrant women through the project <나의 벗, 나의 오브제 I am a stranger, I am you > in 2021, the artists of Long Distance Dialogue were forced to reconsider the definition of the word, 'stranger'. It's not limited to migrants who leave their native home and live in another country. This word also bears significance to people who are feeling emotional distance or outcast socially. In [Jisung, Jinyoung and Veronica: Trans Life] (2003), the meaning of 'stranger' is expanded to psychological distance beyond physical perception, to an immaterial experience recurrently present in the lives of many people.
In [Trans Life: I am transforming], Jung Hyojung tells the story of Jisung who frees herself from an unbalanced life in South Korea and leaves for France to germinate her own seeds, using the ordinary but peaceful street scene of Europe as a backdrop. As we watch the fragments of her unfamiliar language develop into light sentences and everyday dialogue, we affirm that her seeds are finally germinating and taking root.
Yun Hyekyong's film, [Kim Jinyoung – A story of a man], opens with Jinyoung visiting his father's hometown in Yeongju. Jinyoung has lived as a stranger in the United States, where he emigrated as a child, and in Korea, where he has returned to in his 30s. In the film, the actual Kim Jinyoung plays ‘Jinyoung’ and Yun captures him in calm and tranquil way. Jinyoung's struggles as a foreigner are revealed in his touching moments of vulnerable dialogue, and these feelings of his are digested and reflected in the empathetic words of his friend's song.
In the film [Veronica], Hyun Jisung expresses the story of Veronica, a woman in her 60's who has never been able to live an independent life. Hyun uses various tools such as paintings, photographs, videos, and historical materials to deliver her story. The word ‘stranger’ naturally comes to mind for Veronica, who has always conformed to her given environment like a cactus in the desert. However, she eventually bends like an unsupported flower, reaching a desperate situation where she has to carve out a life of her own. Veronica's life unendingly resembles that of a stranger, conforming to the lives of others rather than her own and alienating herself from her own feelings.
Writer Lee U contributes a short story to this project. The story, through dialogue between Jisung and Jinyoung, illustrates the process of remedying suffering and searching for authenticity in life. In the story, they are isolated in the middle of the coronavirus pandemic, which made strangers of us all. This story, [Jisung's last home], represents reconciliation with wounds of the past for Jisung, and for Jinyoung, finding a place that he can hold on to and create his own life. Lee U elucidates how the difficulties experienced in the life of a stranger may also present another opportunity to experience meaningful identity.
Through [Jisung, Jinyoung and Veronica: Trans Life], we realize the similarities between the lives of these three people and our own. We are constantly wavering and wandering in our changing lives. However, we are moving forward like Jisung, who made up her mind, "I will find my life (Je vais chercher ma vie)" and courageously accepted the life of a "stranger" - accepted a life of transforming.
Park Sohyun, Independent Cu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