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1, 2021

추해화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추해화입니다. 44세 78년생이고, 중국에서 왔습니다. 한국에는 2001년에 왔어요. 20년 되었어요.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셨나요? 

저는 집에서 큰 딸이에요. 중국에서 잘 살아도 부모님에게 별 도움이 못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한국에서 남편이 중국으로 왔어요. 중국에서 만나서 결혼하고 한국으로 왔어요. 

-배우자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남편이 중국에 왔을 때 소개로 만나게 되었어요. 연애도 안 해보고 해서 잘 몰랐어요. 남편이랑 전화 통화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친해졌어요 

-떠나올 때의 기분이 어땠나요? 

나이도 어리고 해서 느낌이 별로 없었는데 엄마가 저를 버스에 태우고, 혼자 내릴 때 쓸쓸해 했어요. 언어가 됐지만 억양이 달라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어요. 식당에 가도 제 스스로가 외국인이라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요.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어땠나요? 

한두 달 지나니 외로웠어요. 우울증인 것 같았어요. 비행기만 보면 ‘어디로 가는 거지?’ 이런 생각하게 되었어요. 엄마 아빠가 한국에 온 이후로는 괜찮아졌어요. 아버지는 한국에서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중국으로 돌아가셨어요. 친척들이 한국에 살고는 있지만 멀리 떨어져 살아요. 

-고국이 그리운가요? 

나이가 드니,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한국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의 생활이 적응이 돼서 중국에서는 못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이가 40이 넘고, 다른 피붙이가 없으니 중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 20살 된 아들이 있지만 중국에 가고 싶어요. 떠나온 세월이 길어서 ‘바뀐 중국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요. 국적도 한국이라 중국에서 장기 체류도 못하고, 이런저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아플 때 고국이 많이 생각나요. 스트레스 받으면 이유 없이 아파요. 티브이 보면서 감정이입을 많이 해요. 

-고국이 생각날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엄마랑 화상 통화 해요. 예전에는 스트레스 받으면 쇼핑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밖에 못 나가지만요. 

-떠나올 때 가져온 물건이 있나요? 

어릴 때 왔기 때문에 챙길 생각을 안 했어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갔을 때 제가 대학교에 들어갔고, 다문화홍보강사를 했어요. 고국을 알린다는 생각에 행복했어요. 그때 입었던 옷을 생각했어요.

 -대구에 고국 공동체가 있나요? 

대구에 조선족 커뮤니티는 없어요. 마음이 맞으면 소통해요. 나라는 따지지 않아요. 

-한국에서의 현재의 삶은 어떤가요? 

다문화 센터에서 이중언어 코치를 하고 있어요. 방통대에서 중어중문학과 전공했어요. 힘들었지만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덕분에 졸업했어요. 자원봉사 일을 10년 정도 했어요.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 등이요. 지금은 청소년 지도 협의회에서 일해요. 일하고 나면 뿌듯하고 좋아요. 

-한국이 좋은가요? 

좋은 면도 있고, 힘들기도 해요. 중국에서는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게 익숙한데 여기서는 조금 차이가 나요. -한국에 오신 것을 후회하시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중국에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요. 

-오브제 소개를 해주세요. 

초등학교 수업에 사용할 때 만든 지도입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다문화홍보강사 일을 하게 되면서 직접 바느질해서 만든 작품이라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