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1, 2021

김지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김지은입니다. 베트남에서 왔고, 본명은 부헝타이입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베트남어 수업을 하고 있어요. 

-한국 이름은 언제 받으셨나요? 

2012년에 받았어요. 2012년에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이름으로 바꿨어요. 남편이 만들어 줬는데, 그런대로 마음에 들어요. 친정 부모님은 부헝타이로 불러요.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셨나요? 

티브이에서 한국을 보면 아름답고 좋아 보였는데 결혼하면서 오게 됐어요. 

-배우자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사촌동생이 한국에 있어서 소개해 줬어요. 순하고 착한 느낌이라 좋았어요. 그렇게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고국을 떠나올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기대나 설렘보다는 걱정이 많았어요. 언어를 이미 배운 상태였지만 ‘혼자 낯선 곳에서 잘 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어땠나요? 

처음에는 좋았어요. 소도시에서 자란 탓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도 크고 사람도 많은 게 좋았어요. 남편이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다문화 센터에서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문화도 음식도 언어도 다 달라서 힘들었어요. 그리고 초반에는 남편 직장이 부산이라 부산에서 살다가 대구로 옮겨왔어요. 

 -한국에서의 현재의 삶은 어떤가요? 

부모님과 동생이 한국에 들어온 상태라 지금은 좋아요. 지금은 오히려 한국에서 사는 게 더 편해요. 

-고국이 그리울 때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가족들이 다 가까이 있어서 향수병은 따로 없어요. 베트남이 그리울 때는 가족들을 만나서 베트남 음식을 자주 해 먹어요. 특히 부모님이 한국 음식을 잘 못 드셔서 베트남 음식을 자주 해요. 그런데 쌀은 한국 쌀이 맛있고, 포만감이 있어서 밥은 한국 쌀로 하고, 베트남 반찬으로 주로 식사해요. 

 -베트남에 다녀온 적은 언제인가요? 

2018년 8월에 다녀오고 못 갔어요. 코로나 전에 부모님과 다 같이 다녀왔어요. 

-한국에 소속감을 느끼시나요? 

대구 한의대 다문화복지 한국어 학과에 들어가서 지금 졸업반인데 학교 수업 들으면서 한국에 소속감을 많이 느꼈어요. 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다문화 센터나 다른 병원에서 통역 일을 종종 하고 있어요.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원래 어릴 때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어려웠어요. 한국에 입국했을 때 아이가 바로 생기지 않았기도 해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이중언어 강사의 꿈을 꿨었는데 이미 그 꿈은 이뤄져서 이제 사회복지사 꿈을 꾸고 있어요. 

 -대학교 진학은 어떻게 하셨나요? 

베트남에서 이수한 성적이 인정이 돼서 입학시험을 다시 치지는 않았어요. 남편이 많이 응원해 줬어요. 공부하라고 격려도 해주고요. 얼마든지 일도 할 수 있으니까 잘 찾아서 하라고 얘기해요. 

-베트남과 한국의 일상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베트남에서는 아침을 일찍 간단하게 먹는데 한국에서는 세 끼를 다 먹는게 달라요. 음식도 자극적인 게 달라요. 한국 음식은 매워요. 

-한국에서 외국인이라 차별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마스크 쓰고 있으면 외국인인지 잘 몰라요. 그런데 베트남 사람인지 알고 나면 그때부터 반말을 57 쓰기 시작하더라고요.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또래 사람인데도 갑자기 ‘베트남 사람이야? 몇 살이니?’ 이렇게 반말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저도 사람인데 존중해 주셔야죠.’라고 반말하지 말라고 했더니 당황하면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제 생각에 외국인이 반말과 존댓말을 모를 거라고 생각해서 반말하는 게 종종 있는 것 같아요.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대처하려고 해요. 살면서 배우게 됐어요. 저희 동네 시장이 산업 단지라 외국인이 많은데 한 정육점이 있어요. 한국인이 와서 고기 사면 인사를 잘 하는데, 외국인이 가서 고기를 사면 계속 반말을 해요. 그래서 사장을 만나서 불만을 얘기했어요. 사장님 말고 직원분들이 외국인들에게 함부로 한다고 바로 말했어요. 그러고 나니 많이 개선되었어요. 이전보다는 환경이 많이 달라진 게 느껴지지만 아직 그런 사람들이 있긴 해요. 

-한국 친구들은 있나요? 

둘째 아이 유치원 엄마들과 어울려요. 베트남 음식을 해주면 좋아해요. 

-베트남 공동체가 있나요? 

대구 베트남 커뮤니티가 꽤 커요. 주기적으로 만나지는 못하지만 정보교환을 해요. 본국에 있는 친구들과는 페이스북으로 자주 연락해요. 예전에 비해 요즘은 상황이 좋아졌어요. 이전에는 국제 전화비로 5~60만 원을 쓰곤 했거든요. 

-미래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나중에 공부를 마치고 돈을 좀 벌어서 베트남에 가서 한국어 학원을 차리고 싶어요. 남편과 미래에 대해서 그런 구상을 하고 있어요. 

-오브제 소개를 해주세요. 

베트-한 사전과 한-베트 사전입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어 잘 모르는 게 많았기 때문에 사전을 갖고 왔습니다. 특히 다문화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바로 사전에서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