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21, 2021

윤알렉산드라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윤알렉산드라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왔고, 나이는 50이에요.
한국에 온 지는 5년 되었고, 결혼 한 지는 4년 되었어요. 고려인 3세예요.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카자흐스탄에서 원래 돈을 잘 벌었어요. 그런데 2015년에 나라에 경제 위기가 와서 돈을 많이 잃게 되고, 아들 대학 교육비를 벌려고 한국으로 왔어요. 당시에는 문제 해결을 하려고 온 것이라 결혼해서 살게 될지는 몰랐어요.

-배우자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지인 소개로 만났어요. 만나자마자 내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스스로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느낌이 들어서 놀랐어요.
당시 한국에 왔을 때 46살에 와서 결혼을 할 수 없을 줄 알았어요.
주변 몇몇 한국 사람들이 70대 남자와 결혼할 수도 있을 거라고 해서 기도를 많이 했어요. 위대한 힘에게 기도하고, 수첩에 배우자 상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어 적고 기도했어요.
예를 들어. 나이는 몇 살, 경제적인 능력, 내 아이를 존중해 줄 사람 등등 20개 넘게 적었고, 결혼 후 그 수첩을 발견했을 때 거의 다 해당돼서 놀라웠어요. 남편은 저보다 5살 많아요.
결혼 후에는 남편이 초반에 저의 한계를 알기 위해 힘들게 했었어요. 힘들었지만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참았어요. 그 당시에 친구가 많이 필요했어요.
남편은 불 성향이고 저는 물 성향이라 결국 물이 불을 이겨요. 그러니 당신이 결국 나를 이길 거라고 남편이 말했어요. ‘당신이 물이라 나를 물처럼 안아준다. 당신이 나보다 더 강하다.’라고 말했어요. 지금은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느낌은 어떠셨나요?

일하러 오기 전에 한국에 네 번 정도 한국에 와 본 적 있었어요.
한국 문화원에서 주최한 한국 세미나를 통해 한국에 온 적 있었고, 여행으로 두어 번 더 온 적이 있었어요. 처음 한국 왔을 때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느껴진 뜨거운 공기가 사막 같았어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저에게 친절했어요. 그래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았어요.
평소 카자흐스탄에서 알던 한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연락해’ 하는 말이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에 와서 다 연락해 봤는데 그게 약속이 아니라 예의상 하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당시에 우연히 알게 된 한국 남자분이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비자 받을 때 주소가 필요했는데 주소도 빌려주고 출입국 사무소도 함께 가주고 밥도 사주고 그랬어요. 흑심이 있던 건 아니고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라고 진심 호의로 도와주신 분이었어요.

-대구에 카자흐스탄 커뮤니티가 있나요?

없어요.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두세 명뿐이에요. 거리도 가깝지 않아서 교류하지 않아요. 동향이라서 만나기보다는 경제력이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교류하게 되는 거 같아요. 러시아 사람들과 문화도 비슷하고 언어도 카자흐스탄어와 우즈베키스탄어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과 비슷해요. 그런데 이민자 여성들은 대체로 너무 젊어요. 저와 나이차가 커서 관심사가 달라요. 그리고 대체로 한국 남편들이 부인이 타인으로 인해 나쁜 영향을 받을까 걱정해서 외부와의 교류를 염려해요. 저도 결혼 전에 몇몇 한국 남자들이 아빠처럼 자기를믿어라 하고는 속인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남편이 사람 조심하라고 해요. 각자 다 목적이 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고국이 그리울 때에는 어떻게 하시나요?

남편과 우즈베키스탄 식당을 찾아다녀요. 와룡시장 안에 아시안 마켓에서 식료품을 구할 수 있어요. 남편이 저를 위해 러시아 음식을 많이 주문해 줘요.

-한국이 좋으신가요?

한국은 대체로 좋아요. 여름 날씨 빼고.
카자흐스탄에서는 여름에 바닷가에 자주 갔는데 한국은 카자흐스탄의 바다보다 파도가 심해서 바다 수영하기 무서워요.

-외국인이라 차별을 느낀 적이 있나요?

저 스스로 느끼기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남편과 함께 시장에 다닐 때 불친절하면 남편이 다시는 가지 말라고 해요.
부당한 일을 당하면 남편이 바로 가서 해결해 줘요.
남편은 내가 버스도 잘 못 탄다고 생각해요. 실수를 몇 번 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나 봐요.
지하철이 낯설어서 실수한 적 있어요. 택시 타면 기사와 소통이 쉽지 않아요.

-한국 영주권이 있으신가요?

영주권을 받고 싶어요. 현재 결혼할 때 받은 F4 비자가 있는데 영주권 취득을 하려면 F6 비자를 받아야 해요. 그러려면 혼인 신고서를 가지고 카자흐스탄에 가서 서류를 신청해야 해요.
아무튼 현재는 영주권 받으려면 서류 정리를 해야 해요.
남편이 미래에 카자흐스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본국 국적을 포기하진 않을 예정이에요.

-올해 계획이 있으신가요?

처음에 한국에 와서는 언어가 잘되지 않아서 식당 일 같은 걸 했어요.
(결혼 이후로는) 남편이 제 외부 활동에 걱정이 많아서 다른 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요.
아직 언어가 잘 안돼서 아이가 된 거 같아요.
그렇지만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함께 뭔가를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김치를 함께 담근다든가, 그런 활동을 아줌마들과 하고 싶어요. 아줌마들과 얘기하면 문법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남편이 대체로 집에 있고, 외출하기가 쉽지 않아서 동네 아줌마들과도 교류가 쉽지는 않아요.
집에 고양이도 있고, 코로나 때문에 외로울까봐 남편이 식물을 많이 사다 줬어요. 그래서 식물도 케어해야 하고 한국어도 열심히 배워야 해요. 그래서 하루가 빨리 지나가요. 그리고 남편과 토요일마다 차 타고 작은 여행을 해요. 토요일은 가족의 날이에요.
남편 자녀인 25살 큰 딸이 대학을 졸업해서 따로 살고, 아들과 함께 살아요. 아들은 곧 군대에 가야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요. 제 아들은 카자흐스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카자흐스탄에 간 게 3년 전이에요. 내년 여름에 갈 계획이에요. 작년 6월에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어요.

-미래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요?

저는 한국에서 오래도록 사는 게 좋은데 남편은 애들이 자라고 나면 외국에서 여행하면서 살아보고 싶어 해요.

-오브제 소개를 해주세요.

키르기스스탄에서 가져온 모자와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 세트입니다.
키르기스스탄 전통 모자는 펠트로 만들어졌고, 여름에 써도 덥지 않고 겨울에 쓰면 따뜻합니다. 인형 세트에는 낙타 인형이 있는데 키르기스스탄에서 낙타는 부의 상징입니다.
낙타를 소유하는 것을 번영의 표시로 여겼습니다.
오랜 세월 유목민의 생활에서 낙타는 주요 운송수단이었고 삶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동물입니다.